왕산골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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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골한옥 09-03-29 17:42
설중매(雪中梅) 조회수 : 5,456 | 추천수 : 0

 

 

 

요새 날씨 한번 짖굳다.

보름 전만해도 금세 여름이 될것 같아서,

반팔 웃옷을 입어야 할 것 같더니만,

어느날 갑자기 냅다 추워 지더니,

꽃샘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본시 봄 추위가 뼈 속을 파고 든다더니,

한 겨울에 입던 방한복을 다시 꺼내 입어도,

으실으실 춥다.

 

며칠 전 26일날 새벽,

지난밤에 반주로 마신 소주에 취해서,

TV 를 켜 놓은 상태에서 아랫목에서 잠이 들었는데,

자다 일어나기 귀찮아서,

그냥 내 자다가,

새벽에 목이 말라 살포시 눈을 떳더니,

아뿔사 !

이거 아침해가 중천인것 같다.

왼것,

창문 너머가 훤~ 하다.

공중 벌떡 일어나서,

밖을 내다 봤더니,

이거 뭐야 !

밤새 안녕이라고,

하얀 눈이 소리 소문 없이 소복이 쌓였다.

춘설(春雪)이다

대략 10cm 쯤은 되어 보인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카메라를 울러메고 밖에 나가 보았다.

그 동안 진달래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고,

산수유 꽃이 소담스럽게 피었었는데,

갑자기 내린 춘설과 추위에 그만 제대로된 꽃도 피워 보지도 못하고,

그냥 찌지리 꽃이 되고 말것같다.

그래도 매화는 일찍이 피었었으니,

설중매가 되었겠구나 하고,

장독대로 가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야말로 말 그대로 설중매(雪中梅) 그 것이다.

사진 촬영 솜씨가 어설퍼서 그 감동을 모두 담아 둘 재간은 없지만,

그래도 그 모습은 간직해 본다.

매년 이 맘때가 되면,

매화는 늘 피지만,

마침 그 시기에 춘설이 내린다는 보장은 없으니,

쉬이 접 할 수 있는 그림은 아니다.

그런데,

눈 속에 피어 있는 매화가 정말로 아름답기는 하다.

청초하다고 해야하나,

가냘프다고 해야하나,

만지기도 두렵고,

꽃을 꺽으려 해도 선뜻 손이 갈 수가없다.

그래서 그런가,

조선조때 대 유학자 퇴계 이황 선생이 특히 매화를 좋아해서,

매화에 관한 시가 100여 수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퇴계 선생께서 이 매화를 특별히 사랑한 이유가,

어느 관기(官妓) 를 못 잊어,

늘 매화를 가까이 두었다고 하네요. 

 

그날의 아련한 감흥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눈과 진눈깨비가 오락가락 하네요.

이렇게 되면,

이미 파종해 놓은 감자며,

씨앗들이 냉해를 입지나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봄이 봄 답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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