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산골 한옥

COMMUNITY

In a specific locality, share Stories

왕산골한옥 09-01-08 01:04
새날이 오려니 몸도마음도 바쁘다. 조회수 : 5,720 | 추천수 : 0
 

지난 연말에는 그리도 춥던 날씨가

요 며칠은 봄날을 뺨치게 시리 따뜻하다.

이번 겨울은 모든 게 첫 번째가 호되다.

첫 추위가 그랬고,

첫 눈이 또한 그랬다.

미처 밭에서 김장 배추를 거둬들이기도 전인데,

다소 추운 날씨가 올 것이라고  예보는 했지만,

저녁때쯤에 냅다 추워지더니,

하루 밤사이에 무려 영하 15도를 내려갔다.

밭에 있는 배추는 당연히 꽁~꽁 얼어 버렸다.

올 겨울 내가 재배한 배추로는 김장은 물 건너갔구나?

했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가 어찌나 신기 하던지,

추위가 물러가고 다시 따뜻한 날씨가 며칠 계속되자,

밭에 있던 배추는 언제 얼었던가를 비웃듯,

모든 배추가 파릇파릇한 원래 상태의 김장 배추로 되돌아 왔다.

그러나 어떤 이가 하는 말이,

한 번 얼었던 배추는 김장을 하면 밀큰 밀큰 해진다고 했다.

그래도 그냥 김장을 담갔다.

여름내 정성들여 가꾼 배추가 너무 아까워서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도 김장독에 있는 김치를 새로 꺼내서 먹어 봤더니,

웬걸, 

맛만 좋다.


첫 눈도 기상청에서는 1~5cm 가량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는데,

밤이 이슥한 11시쯤인가 해서 문을 열었더니,

아뿔싸, 

아무 소리 소문도 없이 조용하게 20cm는 넘게 눈이

쌓였다. 

달빛에 비친 온 산야가 온통 흰색이다.

밤에 보는 이 환상적인 모습을 그냥 보기가 아까워

카메라를 들이대 보았다.

당장 다음날에는 마을에 큰 행사가 두 개나 있었지만,

그건 나중문제이고,

일단은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다.

그런데 이놈의 기상청이라는 데는 도대체 뭐하는 곳이란 말이냐.

하기야 기상청 예보를 믿지 않은지 이미 오래되어,

뭐 새로울 것이 없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다음날 아침에는 마을 전체가 일시적으로 고립상태다.

그나마 여기 산골은 적게 내린 편이다.

저기 바닷가 쪽에는 60cm가 넘게 내렸단다.

그렇게 첫눈이 내린지도 벌써 열흘쯤이 지나갔다.

아직도 그때 내린 눈이 산속이나 음지에는

그냥 그대로 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이렇게 내려서 봄까지 녹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눈을,

“조상눈”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말이다.


마을 공원 조성공사,

성황당제,

콩 타작,

메주콩 삶기,

메주만들기,

각종 단체 송년모임,

마을 상수도 계곡수 유입공사 준공식,

참참이소 산림공원 완공식 행사,

마을 총회 준비 및 행사 진행,

면 이.반장대회,

면 발전 및 사고 다발  방지 염원 영산대제 거행,

KBS 무한지대 Q 촬영,

면 무휴제, 신배나무고사제, 등등


년말 년초에 숨 쉴 틈조차 없이 지나다보니,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심호흡 한 번 제대로 못한 것 같다.

이런 틈에,

혹여나 내 주변분 들에게,

여러모로 소홀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비잡다.


매스콤에서 전채널을 통해 쏟아내는 기사가,

온통 경제불황 이라는 단어로 도배를 한다.

현실적으로 피부로 강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늘 그래왔기에 특별히 가슴에 와 닿는 일이 없는 이도 있을 것인데, 

왠지 불안하게 한다.

단지 행정기관에서 금년도 사용가능한 예산을

조기 집행하란다.

년초부터 부산을 떨면서 다그친다.

모든 것이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는데,

이리도 서둘러서 오는 폐해는 또 어찌하려고

이리도 볶아대는지............

내일은 금년도 우리마을 상수원보호구역 지원 사업비 운영계획을 제출해야 할 것 같다.

서두르다가 혹시 피해 입을지도 모르는 그 무엇이 있는지

찬찬히 살펴봐야겠다.


내일은 우리집에 체험방문객이 40여명이 온다.

정신을 다 빼 놓을 것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방문객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 재미있다.

내일도 그렇게 즐거울 것 이다.

* 작성자명
* 비밀번호
- 공지사항
Total Article : 194
194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왕산골한옥 2,330 18-12-11 12:41
193 용담 왕산골한옥 12,097 15-09-25 12:41
192 나비바늘꽃, 백접초(白蝶草), 가우라 화이트. 왕산골한옥 5,210 15-09-25 12:34
191 고맙네. 옥수수 왕산골한옥 5,128 15-09-24 20:39
190 2014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왕산골한옥 90,288 14-01-01 09:56
189 가을 걷이 끝 ~~~ 왕산골한옥 5,840 13-12-05 18:37
188 서리태 수확 왕산골한옥 5,669 13-11-17 19:46
187 가을이 점점깊어지네 왕산골한옥 5,747 13-09-25 16:24
186 가을비 내리는 날에 왕산골한옥 4,996 13-09-25 11:55
185 봄이 익는 사월초팔일에 상념 왕산골한옥 5,271 13-05-17 10:36
184 국회의사당 견학 왕산골한옥 5,251 13-04-22 13:51
183 享祠 祭典 執禮 왕산골한옥 4,931 13-04-22 12:49
182 봄은 봄이다. 왕산골한옥 5,061 13-04-02 09:38
181 마을과 관련한 모든 직을 내려 놓습니다. 왕산골한옥 6,528 12-09-29 21:23
180 마을 이장은 이럴때 판단하기 어렵다. 왕산골한옥 6,020 12-07-02 14:32
179 경 축 강릉개두릅 지리적표시 등록 왕산골한옥 6,893 12-03-03 18:59
178 정월 초사흘 날에 마음에 담은 글[13] 왕산골한옥 6,766 12-01-25 11:06
177 임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왕산골한옥 5,887 12-01-11 13:16
176 왕산골마을의 단풍 왕산골한옥 7,163 11-10-26 19:33
175 왕산골의 日常[39] 왕산골한옥 7,190 11-09-05 16:39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