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보슬비가 추적 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벌써 며칠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방안에 있다가 밖이 좀 훤~해지면,
비가 그쳤는가 싶어 나가보면,
또 부슬 부슬 내립니다.
옛 말에 " 게으른 놈, 일 못할 만큼" 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비가 내리면,
당연히 기온은 떨어지고,
밤에는 춥기까지합니다,
본디 모든 작물은 날씨가 덥고,
햇볕이 따가워야만,
곡식이 잘 여무는 법인데,
이러다가 모든 작물이 냉해를 입어,
애써 가꾼 농사를 망치지나 않을까
심히 걱정되기도 합니다.
우리마을은 올해 강릉시로 부터,
"참 살이 콩 시범재배지역"으로 선정되어,
약간의 지원금으로 친환경 콩을 약 5 ha 가량 재배하고 있습니다.
5ha 가 15,000평이지요.
여기에,
6명의 작목반이 구성되어,
경운작업부터 멀칭 작업까지 서로서로 품앗이를 해가면서,
이제 파종 작업까지는 마쳤습니다.
명색이 시범 재배인지라,
몇까지 새로운 재배 방법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우선,
멀칭작업을,
논 농사에서 사용하는 종이멀칭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 종이멀칭은 약 60 일경이 경과하면,
비닐같이 생긴 멀칭종이가 분해되고 삭아 녹아서,
작물이 자라는데 약간의 거름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그 보다는,
비닐멀칭을 하면,
가을에 작물을 수확하고 나서,
비닐을 전부 걷어내야 하는데,
이것이 품이 많이 들고,
힘들고 귀찮습니다.
또한 걷어낸 비닐은 환경 오염물이기 때문에,
어느 한 군데로 모아서 분리수거해야하는 매우 번거롭기 까지 합니다.
어떤 농가는 이것이 귀찮고 싫어서 비닐 멀칭을 기피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것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다소 자재값이 비싸다고 하더라도,
이 종이 멀칭을 사용 할 것입니다.
두번째는,
파종방법을 바꾸어 봤습니다.
과거에는 콩을 파종할 때,
호미로 파고 종자를 넣은 후 흙으로 덮어주었습니다.
이 작업은 허리가 끊어지듯 아프고,
다리에는 쥐가 납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감자파종기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2인1조로해서 한 사람은 감자파종기로 멀칭 위를 찍고,
한 사람은 종자를 감자파종기에 떨어 뜨립니다.
이렇게 심어보니,
첫째 허리가 아프지 않아서 작업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파종 후 발아율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 했는데,
파종 후에 비가 자주 내린 탓도 있겠지만,
발아율은 100 % 입니다.
내년에는 마음 놓고 감자파종기를 이용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만,
감자파종기를 약간 변형하는 문제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파종 간격입니다.
과거에는 콩 종자 파종 간격을 대충 30cm 가량으로 해서 파종 했었습니다.
그러나 올 해에는,
약20cm 정도로 좁혀서 파종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에는 두럭을 만들지 않고 파종을 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트렉터로 두럭을 만들고 멀칭을 했습니다.
두럭과 두럭 사이가 약 80cm 정도 되기 때문에 파종간격을 좁게 한 것입니다.
이것이 나중에 콩이 너무 웃 자라서,
수확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옛 말에 "곡식을 드물게 심으면 마당에 알곡이 가득이고, 너무 비잡게 심으면
마당에 문데비(먼지)만 가득하다" 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이미 파종은 마쳤고,
지금은 힘차게 발아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비록 초보 농민이지만,
여름 내내 열심히 가꾼 작물이 가을에가서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설레임으로,
오늘도 밭 주변을 우산을 받쳐 쓰고 왔다갔다 해봅니다.
청정부지로 오른 비료값하며,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영농자재값을,
어디가서 보충할 수 있을지도 걱정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마을 콩 작목반장으로써,
무탈하게 곡식들이 잘 자라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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