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가을이 코 앞인데 어제까지는 늦 여름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엊 저녁부터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가뜩이나 가을이면 센치해 지는데 비마져 내리니까
웬지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는 이 놈의 세월인것 같아 서글퍼진다.
가을을 노래한 시나 노래가 많다고 하는데, 이는 아마도 힘없이 떨어져나가는
나뭇잎들이 마치 내 모습인양하여 가슴이 싸~ 해지는 감성적 이유를,
솜씨 좋은 이들이 시나 노래로 승화시킨 것 일께다.
지금 TV 에서는 낙산사에서 진행중인 "낙산사 산사음악회"가 생방송으로
방송되고 있는데,
대금의 울림과 가야금의 선율이 천국과 극락을 이어지는듯하게 들려와
듣는이의 가슴을 저미는것 같습니다.
오늘이 음력으로 팔월열이틀이니 추석이 이제 사흘 남았네요.
이번 추석 차례부터는 이곳 왕산골에서 지내기로 하였으니,
비로소 나의 인생에서 진정한 왕산골시대가 도래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 동안 서울에서 지내오던 차례나 제사를 이번 추석때부터 이곳으로 가지고
오게된 이유는 다분히 손님의 예약 때문이다.
오늘부터 추석당일날까지 우리집 고정고객께서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이다.
손님을 여기다 두고 우리는 서울로 올라가서 차례를 지내고 올 수 없기 때문에
하는수없이 지난 14일날인가 부모님 산소에 가서 벌초를 하면서,
"아버님,어머님, 이번 추석부터는 왕산집으로 음향하러 오시라"고 고유를하고
왔었습니다.
이제 여기 왕산골에서 조상님의 차례나 제사를 모시게 되었으니,
우리 자식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제사를 보기 위해 여기로 내려와야되니
다소 불편할것 같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내가 늘 거주하고 있는데에서 부모님 제사를 지내는것이
옳다고 판단되니 이찌보면 잘 된일인지도 모른다.
우리 부모님도 비로소 이제서야 고향에 와서 흠향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조상에게 제사를지내고 성묘를하고 하는것은 모두가 가족의 결속력과
우애를 다지기 위함이리라.
따라서 이날만이라도 돌아가신 조상님을 회상해보고,
조상이 있어 오늘날 우리 자손이 여기 있으니,
앞으로도 우리가족과 친지들이 오늘과 같이 화목하게 잘 지낼수 있도록하는
일종의 이벤트가 아닐까 한다.
"아버님, 어머님 !
이번 추석에는 여름내 열심히 농사지어서 거둔,
풍성한 오곡백과를 정성들여 차례상을 차리겠아오니,
기쁘게 오셔서 맘껏 흠향하고 가시옵소서"
계절도 초가을이고,
내 나이도 이 초가을과 흡사한 싯점이고,
추석은 다가오고,
비마져 추적추적 내리니,
오늘은 불현듯 돌아가신 부모님이 더욱더 생각나서
많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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