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왔어요. 하얀 눈이 왔어요.
나무 가지도 하얗고, 기와 지붕도 하얗고,
눈이 왔어요.
밤새 몰래 왔어요.소복소복 쌓였어요.
장독 위에도 쌓였어요.
위에 글은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있던 글 입니다.
이 상황과 너무나도 비슷한 현상이 지금 밖에 펼쳐져 있습니다.
지금도 펑 펑 힌 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YTN 뉴스는 ,
이 시간 오늘의 일기예보에서도, 전국이 맑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여기 왕산은 진정 외계란 말입니까?
저기 앞 산에 오롯이 쌓인 눈은 언제 내린 눈이며,
호두나무 아래에 있는 "철우휴식사"(鐵牛休息舍) 지붕에 소담 스럽게 쌓인 하얀 눈은,
언제부터 쌓여 있던 것일까요.
오늘 우리집사람이 모임이 있어 대전으로 가야 하는데,
이제는 좀 그만 내렸으면 좋으련만,
그래야 얼른 눈 치우고 터미널까지 태워 줘야 하는데,
지금도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에라 한 1 m 쯤 내려라"
그래서 그냥 집구석에서 빈둥빈둥 뒹글고 싶기도 합니다.
어제까지도 매화 꽃망울이 터질듯 했는데,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많은 눈이 왔습니다.
왕산골한옥을 기억하시는 여러분 !
이 글 보시고 대충 머리 속으로 그림만 그려 보시지요.
글 솜씨가 시원치 않아,
활동사진처럼 이 광경을 실감나게 그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하십시요.
날씨는 다소 쌀쌀해도,
툇마루에 나가 앉아 오는 봄을 시샘하는,
눈오는 마당을 멍청히 내려다 볼까 합니다.
이 글은 지난 3월19일날 썼던것을 복사해서 올립니다.
-왕산골 瀛隱齋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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